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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오드 과다 (해조류 기준치, 갑상선암, 참치 중금속)

migrami 2026. 7. 13. 12:42

목차


    만성 피로 때문에 미역과 다시마를 열심히 챙겨 먹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인에게 더 필요한 건 요오드 보충이 아니라 과다 섭취 주의였습니다. 더 황당한 건, 우리나라엔 해조류 식품에 요오드 농도 기준치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수입 금지 당하는 제품이 국내에선 아무 문제 없이 팔립니다.

     

    해조류 기준치, 한국엔 왜 없을까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피로감이 몇 달째 이어지자 저는 '요오드 결핍'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요오드를 보충할 수 있는 해조류를 자주 먹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는 "요오드가 부족하면 피곤하다"는 글이 넘쳐났고, 저는 의심 없이 그 조언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2~3주를 먹어도 피로는 그대로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자료를 더 찾아보니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해조류 섭취량이 압도적 1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일본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한국이 1등입니다. 즉, 대부분의 한국인은 요오드가 부족하기는커녕 오히려 과하게 섭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식품 속 요오드 농도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요? 이 부분이 핵심 문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요오드 1일 상한 섭취량은 1,100 마이크로그램입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보다 두 배가 넘는 2,400 마이크로그램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식품별 요오드 농도 기준치는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은 해조류 식품에 요오드 농도가 20ppm을 넘으면 수입을 금지합니다. 실제로 국내산 해조류 제품이 200ppm, 심지어 5,000ppm에 달하는 농도로 수입 금지 처분을 받은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출처: 유럽연합 식품 안전 경보 시스템 RASFF). 그 제품들이 국내에서는 아무 제재 없이 판매됩니다. 미역국 한 그릇에 들어가는 미역은 약 1g인데, 만약 5,000ppm짜리 미역이라면 그 한 그릇만으로도 우리나라가 관대하게 잡아놓은 2,400마이크로그램을 훌쩍 넘겨버립니다.

    • WHO 요오드 1일 상한 섭취량: 1,100마이크로그램
    • 한국 식약처 1일 상한 섭취량: 2,400마이크로그램 (WHO의 2배 이상)
    • EU 해조류 식품 요오드 기준: 20ppm 초과 시 수입 금지
    • 한국: 식품별 요오드 농도 기준치 없음 — 농도와 무관하게 판매 가능
    요약: 한국엔 해조류 식품 요오드 농도 기준이 없어, EU에서 수입 금지된 고농도 제품도 국내에선 그대로 유통됩니다.

     

    갑상선암과 요오드, 삼성병원 연구가 밝힌 것

    결국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았습니다. 요오드 결핍은 없었고, 의사 선생님은 만성 피로는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 무렵 2023년에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삼성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인데, 주요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체내 요오드 농도를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측정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연구들이 들쑥날쑥한 결과를 냈던 이유가 있습니다. 소변 요오드 농도만 단순 측정하면 수분 섭취량이나 발한量에 따라 수치가 크게 흔들립니다. 연구팀은 크레아티닌(creatinine)으로 보정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크레아티닌이란 근육 대사 과정에서 일정하게 생성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질로, 이 수치를 기준 삼아 요오드 농도를 보정하면 개인차와 수분 상태의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체내 요오드 농도가 높을수록 갑상선유두암(papillary thyroid carcinoma)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는 상관관계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갑상선유두암이란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한국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높은 주요 유형이기도 합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상관관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단순히 검진을 많이 해서 발견율이 높다는 기존 해석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출처: FDA 식이 요오드 정보).

    요오드 자체가 나쁜 성분은 아닙니다.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필수 미량 원소입니다. 문제는 '지나침'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모두 요오드 과잉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준치 없이 유통되는 고농도 해조류 제품은 분명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약: 삼성병원 연구진은 크레아티닌 보정법으로 체내 요오드 농도가 높을수록 갑상선유두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참치 중금속, 굴, 멜라민 그릇까지 — 식탁 위 숨은 변수들

    해조류 문제를 파고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식품들도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체감하긴 어렵지만, 먹는 습관을 돌아봤을 때 신경 쓰이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먼저 참치캔입니다. 식약처가 조사한 결과, 한국인에게 메틸수은(methylmercury)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식품 1위가 다랑어류였습니다. 메틸수은이란 유기 형태의 수은으로, 지방 조직에 흡착되어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신경계에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 중금속입니다. 참치캔의 주원료인 가다랑어는 먹이사슬 상위 포식자에 해당해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제가 직접 바꾼 습관이 있는데, 참치캔을 딸 때 국물층을 버리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입니다. 기름층에 녹아 나온 중금속 성분이 국물에 더 많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김치찌개에 넣어 팔팔 끓이는 방식도 저감 효과가 있습니다.

    굴도 비슷합니다. 굴 자체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훌륭한 식품이지만, 최근 정부 조사에서 카드뮴(cadmium) 농도가 가장 높게 검출된 식품이 굴이었습니다. 카드뮴이란 신장에 축적되어 장기적으로 독성을 유발하고, 지속적 노출 시 암과의 연관성이 보고되는 유해 중금속입니다.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양식한 제품일수록 농도가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가끔 별미로 먹는 건 문제없지만, 매끼 먹는 건 솔직히 제 경험상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굴국밥처럼 팔팔 끓인 뒤 건더기 위주로 먹는 방식이 생굴보다 낫습니다.

    그리고 짬뽕이나 우동을 담는 멜라민(melamine) 그릇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멜라민 플라스틱이란 멜라민 화학물질과 포름알데하이드(formaldehyde)를 반응시켜 만든 소재로, 가볍고 잘 깨지지 않아 식당에서 널리 쓰입니다. 문제는 흠집이 많이 생긴 오래된 그릇에 뜨거운 음식을 담으면 잔류 성분이 용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식약처 권고 사항에도 "흠집이 많은 멜라민 용기는 교체하라"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쓰는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그릇 중에도 멜라민 소재가 꽤 있으니 한 번쯤 확인해 보실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과불화화합물(PFAS)입니다. PFAS란 발수·방오 처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군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 축적됩니다. 일부 PFAS 계열인 PFOS는 체내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만 약 5년이 걸립니다. 미국은 최근 음용수 내 PFAS 기준을 대폭 강화할 만큼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물질입니다.

    요약: 참치캔의 메틸수은, 굴의 카드뮴, 멜라민 그릇의 포름알데하이드, PFAS까지 — 건더기 위주·팔팔 끓이기 습관만으로도 일상 속 유해물질 노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인은 요오드가 부족한 편인가요, 과다한 편인가요?

    A. 실제로는 과다 섭취 쪽에 더 가깝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해조류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미역·김·다시마를 자주 먹는 식습관 덕분에 요오드 섭취량이 많은 나라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만성 피로의 원인을 요오드 부족으로 단정하고 해조류를 추가로 챙겨 먹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Q. 미역국을 끓일 때 요오드가 줄어드나요?

    A. 팔팔 끓이는 과정에서 요오드를 포함한 수용성 성분 일부가 국물로 빠져나와 저감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역국을 드실 때는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드시는 편이 요오드 과다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것도 미역 자체의 농도에 따라 효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참치캔을 먹을 때 국물을 버려야 하나요?

    A. 가급적 그렇게 하시는 게 좋습니다. 참치가 기름층에 장시간 담겨 있는 과정에서 메틸수은 같은 유해 중금속이 국물에 녹아 나올 수 있습니다. 건더기 위주로 드시고, 김치찌개처럼 팔팔 끓이는 조리법을 활용하면 중금속 섭취량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Q. 오래된 멜라민 그릇, 정말 바꿔야 하나요?

    A. 눈에 띄는 흠집이 생긴 멜라민 그릇은 교체하시는 게 좋습니다. 식약처도 같은 내용을 공식 권고하고 있습니다. 흠집이 많을수록 표면적이 늘어나고, 뜨거운 음식을 담을 때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잔류 성분이 더 많이 용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뜨거운 음식은 되도록 도자기나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결론

    이번 경험에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인터넷에서 본 정보 하나로 원인을 단정 짓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였습니다. 만성 피로의 원인은 요오드 부족이 아니라 불규칙한 수면, 빵으로 때우는 식사, 운동 부재였습니다. 취침 시간을 고정하고 하루 30분 걷기를 시작하자 몇 주 만에 오후 졸음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미역국보다 생활습관이 먼저였습니다.

    해조류를 섭취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식품별 요오드 농도 기준치가 없는 현실, 삼성병원 연구진이 확인한 요오드 과다와 갑상선유두암의 상관관계, 그리고 참치·굴·멜라민 그릇까지 이어지는 식탁 위 유해물질 문제는 한 번쯤 직접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정부가 기준을 만들어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팔팔 끓여 건더기 위주로 먹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ViiFyEyX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