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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다가 친구한테 "그러다 치질 걸린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 말을 몇 년째 장난처럼 주고받다가 문득 찜찜해졌습니다. 성인 4명 중 1명이 치질 증상을 경험한다는 수치를 접하고 나서는 더 이상 남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았거든요. 막상 알아보니 치질은 위생 문제가 아니라 혈관과 생활 습관의 문제였고, 방치하면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었습니다.

치핵 단계별로 본 치질의 실체 — 재발률 54.7%가 말하는 것
2025년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세 이상 치질 증상 경험률은 24%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헬스조선 이게뭐약). 성인 네 명 중 한 명꼴이라는 뜻인데, 생각보다 훨씬 흔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경험자 10명 중 여섯 명은 증상을 방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솔직히 이 부분에서 뜨끔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낫겠지" 하는 심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데이터가 정확히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 세 가지로 나뉩니다. 그중 치핵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여기서 치핵이란 항문 안쪽의 혈관 조직이 부풀어 올라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항문 혈관에 탄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혈관 질환입니다. 치열은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면서 출혈과 통증이 생기는 것이고, 치루는 항문에 누관(항문과 피부를 연결하는 비정상적인 통로)이 형성되어 고름이나 분비물이 새어 나오는 상태입니다.
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1도에서 4도까지 나뉩니다. 1도는 배변 시 출혈만 있고 조직이 빠지지 않는 단계, 2도는 배변 때 치핵이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단계입니다. 3도는 손으로 직접 밀어 넣어야 하고, 4도는 항상 항문 밖으로 나와 있어 손으로도 넣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중요한 건 1~2도는 약물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지만, 3도부터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단계 구분을 미리 알았더라면 화장실 습관을 훨씬 일찍 고쳤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재발률이 54.7%나 될까요? 전문적인 치료 없이 증상이 좀 나아지면 관리를 멈추고, 잘못된 배변 습관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치질은 방치하면 탈항(항문 조직이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상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탈항이란 치핵이 4도 수준으로 진행되어 항문 조직이 상시 돌출된 것을 의미하며, 이 단계에서는 약물 치료가 아니라 수술이 불가피해집니다. 단순히 부끄럽다는 이유로, 또는 금방 낫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병을 키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 치핵 1~2도: 약물 치료 + 생활 습관 개선으로 호전 가능
- 치핵 3도: 수술 고려 필요 (항문 밖으로 나온 조직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단계)
- 치핵 4도: 수술 불가피 (상시 탈항 상태, 손으로도 복원 불가)
- 항문 출혈이 반복되거나 45세 이상 새로 출혈 발생 시 대장 내시경 필수
디오스민 성분과 배변 습관 — 약과 생활이 함께 가야 하는 이유
치질 치료에서 먹는 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편함과 안전성 때문입니다. 바르는 연고나 좌약은 항문 주변의 가려움이나 통증 같은 국소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쓰이지만, 먹는 약은 치질의 근본 원인인 혈관 탄력 저하와 순환 문제를 직접 겨냥합니다.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성분이 디오스민입니다.
디오스민은 유럽에서 개발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 계열 성분입니다. 여기서 플라보노이드란 식물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항산화·항염 화합물을 통칭하는데, 디오스민은 이 중에서도 정맥 혈관의 탄력을 높이고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정상화하는 데 특화된 성분입니다. 쉽게 말해 늘어나고 약해진 항문 주변 혈관을 다시 탄탄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임상 연구에서는 디오스민을 2개월 복용한 후 통증과 부종이 98%, 출혈이 91% 개선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먹는 치질약이 이 정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제대로 인식했거든요.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치센 캡슐(300mg)과 치센 정제(600mg)가 있습니다. 300mg 캡슐은 증상이 심한 경우 하루 최대 1800mg까지 복용할 수 있고, 600mg 고함량 정제는 하루 세 번 한 알씩 복용하는 방식으로 복약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중등도 이상의 치질 증상을 관리하거나 캡슐 복용이 불편한 분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디오스민은 식물성 성분이라 당뇨·고혈압 등 만성 질환 약과의 상호작용 없이 함께 복용할 수 있고,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약만큼 중요한 것이 배변 습관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변기에 앉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치질 발생 위험이 46%나 높아진다고 합니다. 배변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이고,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않고 바로 화장실을 가는 것이 항문 정맥압을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정맥압이란 정맥 혈관 내부에 가해지는 압력을 말하며, 이 압력이 반복적으로 높아질수록 혈관 탄력이 손상되고 치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미니 스쿼트를 하거나 좌욕(따뜻한 물에 항문 부위를 담그는 방법)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재발 방지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질이 있는데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A. 치핵 1~2도에 해당하는 경증이라면 수술 없이 디오스민 같은 경구 약물과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항문 밖으로 나온 조직이 손으로도 들어가지 않는 3~4도 이상이거나, 출혈과 통증이 극심하고 치핵 크기가 큰 경우입니다. 본인의 단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항문에서 피가 나면 무조건 치질인가요?
A. 항문 출혈은 치질의 대표 증상이지만, 직장 하부에 발생한 대장암도 치질과 동일하게 밝은 선홍색 출혈을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45세 이상에서 이전에 없던 출혈이 새로 생겼다면 치질로 단정 짓지 말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출혈 색깔만으로 원인을 구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Q. 디오스민 성분, 당뇨·고혈압 약이랑 같이 먹어도 괜찮나요?
A. 디오스민은 식물성 플라보노이드 계열 성분으로, 다른 만성 질환 약과의 상호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장기 복용 시에도 부작용이 없어 고령자나 복합 질환자도 비교적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 복용 전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치질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생활 습관은 뭔가요?
A. 배변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이고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예방책입니다. 여기에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를 늘려 변비를 방지하고,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이라면 틈틈이 일어나 미니 스쿼트나 좌욕을 병행하면 항문 혈관의 압력을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
치질은 부끄러운 병이 아니라 혈관 탄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항문 혈관 질환입니다. 제 경험상 이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재발률이 절반을 넘는다는 데이터는 결국 초기에 제대로 잡지 않으면 반복된다는 경고입니다.
1~2도 경증이라면 지금 당장 디오스민 성분의 경구 치질약을 약국에서 상담받고, 화장실 스마트폰 사용부터 끊어보시길 권합니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느껴도 혈관 탄력 회복을 위해 조금 더 복용을 이어가는 것이 재발 방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45세 이상이거나 출혈이 반복된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도 빠뜨리지 마세요. 작은 습관 하나가 수술대를 피하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