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살이 빠지는 주사 한 방, 그 대가가 '영구 실명'일 수도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024년 10월 불과 16만 개였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유통량이 올해 7월 약 312만 개로 20배 가까이 폭증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치료제 투여 후 시력 손상 의심 사례가 공식 보고됐습니다. 저는 약물 없이 식습관과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유지해 온 사람으로서, 이 소식이 결코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눈의 뇌졸중, NAION이 비만치료제와 무슨 관계인가
2024년 12월, 국내에서 GLP-1 계열 치료제 투여 후 NAION 의심 사례가 처음으로 식약처에 접수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026년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실을 직접 인정했고, 같은 달 7일 해당 증상을 공식 부작용으로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출처: 연합뉴스).
여기서 NAION이란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on-Arteritic Anterior Ischemic Optic Neuropathy)'의 약자로, 시신경에 혈액 공급이 끊겨 시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입니다. 흔히 '눈의 뇌졸중'이라 불리며, 녹내장 다음으로 많은 시신경 실명 원인으로 꼽힙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구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부분입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미 2025년 6월, GLP-1 치료제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NAION을 공식 규정했습니다(출처: 유럽의약품청(EMA)). 여기서 세마글루타이드란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계열 치료제의 핵심 활성 성분으로,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 효과를 동시에 내는 물질입니다. 식약처도 뒤이어 이를 '드물지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공식 인정한 것입니다.
솔직히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꽤 오래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드물다'는 표현이 개인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GLP-1 치료제 복용 후 시력 상실을 경험한 환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GLP-1 치료제와 NAION의 인과 관계가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공신력 있는 규제기관들이 잇따라 경고를 내놓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심각한 신호입니다.
- NAION: 시신경 혈류 차단으로 발생하는 영구적 시력 손상 질환, 녹내장 다음 주요 시신경 실명 원인
- 세마글루타이드: 오젬픽·위고비의 주성분, EMA가 NAION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공식 규정
- 국내 현황: 2024년 12월 NAION 의심 사례 1건 접수, 식약처 2026년 10월 부작용으로 공식 승인
- 미국: 환자들이 제약사 상대로 시력 손상 관련 소송 잇달아 제기 중
유통량 20배 폭증 뒤에 가려진 부작용 경각심
저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던 시기에 주변에서 삭센다나 위고비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지는 않았지만, "맞고 나면 밥맛이 뚝 떨어진다", "한 달에 몇 킬로씩 빠진다"는 후기들이 SNS와 유튜브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식단을 바꾸고 운동을 늘리는 방향을 택했는데, 그때는 솔직히 '나만 힘든 길을 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통계를 보면 그 선택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는지 실감합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국내 유통량은 2024년 10월 16만 개에서 2026년 7월 약 312만 개로, 불과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약 20배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의사 처방을 통해—혹은 그렇지 않은 경로로—이 약물을 몸속에 넣었다는 의미입니다.
GLP-1이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원래는 혈당 조절을 위한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호르몬 유사 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뇌의 포만감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이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합니다. 이 원리 덕분에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전신에 작용하는 물질인 만큼 예상치 못한 부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체중 감량 성공담은 극적인 숫자와 변화된 외모를 앞세우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부작용이나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작은 글씨로 처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만치료제도 마찬가지였다고 봅니다. 유통량이 20배 폭증하는 동안, 그 처방을 받은 사람 모두가 NAION 같은 시신경 합병증의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 듣고 동의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약물의 도움을 받으려는 선택 자체를 탓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이어트가 얼마나 간절하고 절박한 싸움인지 저도 압니다. 다만 '효과'와 '안전성'을 함께 따지는 정보가 처방 전에 충분히 전달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처방하는 의료진도 이 부작용 업데이트를 빠르게 반영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GLP-1 비만치료제 맞으면 진짜 눈이 멀 수도 있나요?
A. 인과 관계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EMA(유럽의약품청)와 식약처 모두 NAION을 공식 부작용으로 인정한 상태입니다. NAION은 시신경에 혈류가 차단되어 영구적인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빈도는 낮더라도 한번 발생하면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안과 기저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삭센다랑 위고비 중 어떤 게 더 위험한가요?
A. 삭센다의 주성분은 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로 서로 다릅니다. 현재 EMA가 NAION 부작용을 명시한 주성분은 세마글루타이드이며, 위고비가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GLP-1 계열 전반에 대한 안전성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으므로 어떤 제품이든 처방 및 복용 전 전문의 상담이 필수입니다.
Q. 식약처가 부작용으로 승인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A. 식약처가 특정 증상을 공식 부작용으로 승인한다는 것은, 해당 약물의 허가 사항(의약품 설명서)에 그 증상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의무화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처방 의사와 환자 모두 해당 위험성을 인지하고 동의한 뒤 사용해야 한다는 공식 기준이 생긴 것입니다. 이번에 NAION이 '드물지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등재된 만큼, 처방 전 안과 관련 병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GLP-1 치료제 복용 중에 시력 이상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갑작스러운 시야 흐림,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느낌, 빛 번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NAION은 발생 초기에 빠르게 대응할수록 추가 손상을 막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증상이 사소해 보여도 '좀 지켜보자'는 판단은 금물입니다.
결론
다이어트의 본질은 마른 몸이 아니라 건강한 삶이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절실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유통량 20배 폭증이라는 숫자 뒤에는 빠른 결과를 원했던 수백만 명의 절박함이 있고, 그 절박함이 충분한 정보 없이 약물로 향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 수 있는지를 이번 NAION 사례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처럼 운동과 식단만으로 체중을 유지해 온 방식이 모두에게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그 선택 앞에 충분한 정보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을 고민하고 있다면, 처방 전 반드시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최신 부작용 정보를 확인하고, 안과 기저 질환 여부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또 다른 건강 문제의 시작이 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가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