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높으면 나쁜 것, 낮으면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아침마다 벌떡 일어나다 순간 어지러움을 느끼시는 걸 보면서 저도 처음에는 그냥 노환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어지러움은 몸이 보내는 꽤 절박한 경고였습니다. 자율신경계가 무너지면 생기는 일 — 기립성저혈압 이야기혈압을 단순히 숫자 하나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관점이 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가 매 순간 상황에 맞춰 미세 조정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자율신경계란 우리가 의식적으로 명령하지 않아도 심장 박동, 혈압, 소화 등을 알아서 조절하는 신경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아침에..
건강은 40대부터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그 생각이 지금 20대의 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대장암 발생 연령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고, 30대 고혈압과 20대 2형 당뇨는 이미 내과에서 흔한 진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부모님 두 분이 모두 고혈압이고 어머니 쪽에 당뇨 가족력이 있어서, 이 문제를 남 얘기처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장 내 환경이 무너질 때 몸에 벌어지는 일대장암이 20~30대에서 늘어나는 이유를 단순히 검진 증가 덕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은 다릅니다. 검진 확대보다 대사 환경 자체가 악화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은 장 내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 즉 대장 안에 살고 있는 수천 종의 미생물 생태계입니다..
매년 건강검진 결과표에 '저혈압'이 찍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인가 싶어 걱정이 앞섰는데, 정작 일상에서는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 이상한 간극이 계속 마음에 걸렸고, 결국 혈압 측정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검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혈압은 '높다, 낮다' 숫자 하나로 판단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병원에서만 혈압이 오르는 백의고혈압, 생각보다 흔합니다건강검진 당일,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이름이 불리는 순간 괜히 긴장되셨던 적 없으신가요? 제 경우는 반대로 저혈압이 찍혔지만, 주변에는 집에서 쟀을 때 멀쩡한데 병원에서만 수치가 튀어 올라서 혈압약을 처방받았다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이런 현상을 백의고혈압(White Coat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