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교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한동안 식탁에서 채소를 거의 몰아냈습니다.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와, 간단히 단백질을 챙길 수 있는 닭가슴살 식단이 건강을 챙기는 정답이라 믿었거든요. 그런데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된 날, 의사 선생님이 딱 한 마디 하셨습니다. "식이섬유가 너무 없네요." 동물성 단백질에는 식이섬유가 단 1g도 없다는 사실, 그게 변비와 대장암까지 이어진다는 경로를 그날 처음 제대로 들었습니다. 장내환경: 고기만 먹으면 장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일반적으로 고단백 식단이 몸 만들기에 최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장이 가장 먼저 항의 신호를 보냅니다. 속이 늘 더부룩하고, 아침마다 화장실이 두려웠던 그 시절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심할 경우 2주 동안..
건강은 40대부터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그 생각이 지금 20대의 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대장암 발생 연령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고, 30대 고혈압과 20대 2형 당뇨는 이미 내과에서 흔한 진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부모님 두 분이 모두 고혈압이고 어머니 쪽에 당뇨 가족력이 있어서, 이 문제를 남 얘기처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장 내 환경이 무너질 때 몸에 벌어지는 일대장암이 20~30대에서 늘어나는 이유를 단순히 검진 증가 덕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은 다릅니다. 검진 확대보다 대사 환경 자체가 악화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은 장 내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 즉 대장 안에 살고 있는 수천 종의 미생물 생태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