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만든 갈비찜과 잡채를 일주일 만에 통째로 버린 적이 있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당연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착각이었습니다. 명절 음식은 평소보다 훨씬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보관 방식이 조금만 어긋나도 식중독균이 빠르게 증식합니다. 장보기 순서부터 재가열 방법까지, 제가 직접 겪고 바꾼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냉장고에 넣으면 다 안전하다고요? 장보기 순서부터 틀렸습니다명절 전날 마트에 가면 일단 눈에 보이는 것부터 카트에 집어넣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순서 하나가 식재료 신선도를 처음부터 갉아먹고 있었습니다.장보기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교차오염(Cross-contamination) 때문입니다. 교차오염이란 생고기나 어패류의 세균이 손이나 포장재를 통해 채소나 가공식품으로 ..
스텐트를 한 번 넣으면 끝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아버지가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으셨을 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의료진으로부터 "같은 자리가 다시 좁아질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순간, 그 안도감은 순식간에 새로운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2026년 9월, 미국 FDA가 코디스(Cordis)의 SELUTION SLR™ 약물방출풍선(DEB)을 관상동맥 스텐트 내 재협착(ISR) 치료에 공식 승인했습니다. 새 금속 구조물을 혈관 안에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는 시롤리무스(sirolimus) 계열 최초입니다. 스텐트 내 재협착, 왜 생기고 얼마나 흔한가아버지가 협심증과 심근경색 진단을 받으셨을 때, 저는 '스텐트를 넣으면 혈관이 다시 뚫리는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시술 후 의사 선생님이 재협착 가능성을 ..
2026년 4월, 일라이 릴리가 먹는 비만 치료제 파운다이오를 FDA에서 승인받으면서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넘긴 제약사라는 타이틀이 다시 한번 화제에 올랐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살 빼는 약 하나로?"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는데, 파고들수록 이게 단순한 다이어트 약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100년 전 인슐린, 지금의 비만약 — 같은 회사가 두 번 판을 바꾸다1923년 일라이 릴리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인슐린을 내놨습니다. 당시 1형 당뇨병은 진단 즉시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는데, 캐나다 연구진이 인슐린을 발견하고 그 특허를 단돈 1달러에 대학에 넘기면서 이 약을 대량으로 세상에 공급할 파트너로 일라이 릴리가 선택됐습니다. 제가 이 역사를 처음 알았을 때 꽤 인상 깊었던..
아침마다 턱이 뻐근하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는데, 저는 한동안 그 이유를 전혀 몰랐습니다. 수면 중 이갈이를 의심해 녹음 앱까지 돌려봤지만 아무 소리도 잡히지 않았고, 정작 원인은 낮 동안 저도 모르게 치아를 꽉 물고 있던 습관에 있었습니다. 소리 없이 진행되는 이악물기는 자각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통증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다가 오랜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이갈이보다 무서운 이악물기, 왜 자각하기 어려울까헬스장에서 데드리프트 무게를 올리던 날이었습니다. 거울을 보다가 제 얼굴 근육이 과하게 굳어있다는 걸 처음으로 인식했습니다. 바벨을 잡고 힘을 주는 순간, 위아래 어금니가 단단히 맞물려 있었습니다. 그 뒤로 업무 중 모니터를 응시할 때, 운전 중 정체 구간을 지날 때, 무언가에 집중하..
손을 따면 급체가 낫는다고 믿으셨나요?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고 나니, 그게 전부가 아니더군요. 급체는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니라 고령자에게는 탈수와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입니다. 증상을 제때 알아채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 그게 핵심입니다. 급체 의심 증상, 이것만 알면 됩니다급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그냥 많이 먹어서 체한 거 아니야?"라고 가볍게 넘기곤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명절 다음 날 새벽, 명치가 돌처럼 굳어오면서 식은땀이 쭉 흘러내리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생각이 바뀌었습니다.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은 배가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정도에 그칩니다. 하지만 급체는 다릅니다. 의학적으로는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
"저 사람 왜 저렇게 눈치가 없지?" 솔직히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경계선 지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을 처음 제대로 접하고 나서, 그 생각이 얼마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IQ 71~84 사이, 장애 판정도 못 받고 그렇다고 비장애인과 동일한 속도로 살아가기도 어려운 이들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장애도 비장애도 아닌 사각지대, 처음 알았을 때의 충격제가 처음 경계선 지능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인식한 건 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서였습니다. 영상 속 청년들은 외견상으로는 저와 전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갔고, 웃고 농담도 했습니다. 그런데 업무 현장에서 예상..
선크림만 바른 날, 밀크 클렌저 단일 세안으로도 무기자차가 깨끗하게 제거된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한동안 강한 이중세안을 고집하다가 피부 장벽이 무너지는 경험을 직접 해봤기 때문입니다. 밀크 클렌저 단일 세안, 실제로 선크림이 지워질까세안에서 가장 많이 오가는 논쟁 중 하나가 "단일 세안으로 선크림이 제대로 지워지냐"는 질문입니다. 이중세안이 정답이라고 믿는 분들도 많고, 단일 세안으로 충분하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중세안 쪽이었는데, 직접 실험한 결과를 접하고 나서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실험은 3D 피부 측정 카메라를 활용해 세안 전후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무기자차(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와 유기자차(화학적 자..
솔직히 저는 요로결석이 그냥 '돌이 조금 생기는 병' 정도라고 얕잡아봤습니다. 아버지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옆구리를 움켜쥐는 모습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요. 출산의 고통에 버금간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가족 중 한 명이 요로결석으로 응급 상황을 겪고 나서야, 저는 이 병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신장결석이 요관에 내려오는 순간 벌어지는 일혹시 콩팥 안에 돌이 있다는 말을 들어도 별로 걱정이 안 됐던 적 있으신가요? 사실 저희 아버지도 딱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약 20년 전 건강검진에서 신장결석이 발견됐지만, 당시 담당 의사는 크기가 너무 작고 통증이나 신장 기능에 영향이 없으니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20년이 흘렀고, 그 작은 돌은 조용히 자라났습니다.문제는 신장 안에 있..
피부과 선생님께서 "달달한 음식부터 끊으세요"라고 하셨을 때,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피부 트러블에 레이저도 아니고 간식을 줄이라니요. 그런데 직접 단 음식을 끊어본 2~3주 뒤, 거울 속 피부가 실제로 달라졌습니다. 그 경험이 당화와 피부 노화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공부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당독소가 콜라겐을 파괴하는 원리저도 처음엔 피부 노화란 그냥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빠지고, 처지는 것. 그게 전부인 줄 알았죠. 그런데 피부과에서 처음으로 "당화"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당화(glycation)란 혈액 속의 당이 단백질이나 지방에 달라붙는 현상을 말합니다. 당은 굉장히 친화적인 성질을 가져서 몸속 어디에..
솔직히 저는 결핵을 '옛날 질병'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 2위, 사망률 3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날, 그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부모님이 결핵 검진을 받으러 가시던 날 같이 보건소를 찾으면서, 이게 결코 남 일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잠복결핵, 증상이 없다고 괜찮은 걸까요?결핵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감염됐다는 사실 자체를 본인이 모른다는 점입니다. 결핵균이 몸속에 들어와도 면역력이 버텨주는 동안에는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이 상태를 잠복결핵 감염이라고 합니다. 잠복결핵이란 결핵균이 체내에 존재하지만 면역에 의해 억제되어 있어 증상도 없고 타인에게 전파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그렇다면 잠복결핵은 그냥 두어도 되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