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비타민 C를 3년 넘게 먹으면서도 그게 뇌에 좋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감기 안 걸리려고 먹는 영양제,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뇌세포 속 비타민 C 농도가 혈중 농도의 200배라는 사실을 접하고 나서, 제가 꽤 중요한 걸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경도인지장애 관련 글을 쓰면서 조금 더 파고들었더니 비타민 C, 글림프 마사지, 뇌혈류 운동까지 연결되는 맥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타민 C, 뇌 보호제 역할도 한다업무 중에 상사에게 수정 요청을 받으면 메신저를 확인하고 다른 창을 열었다가 돌아오는 사이에 '방금 뭘 수정하라고 했더라?' 하고 다시 열어보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제가 멀티태스킹을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항암치료 중 기억이 흐릿해지는 걸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때는 케모브레인이라는 말조차 몰랐고, 그냥 치료 때문에 힘드신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혼자 지내시던 할머니에게서 비슷한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보건소에서 받아본 검사 결과가 경도인지장애였습니다. 그때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수년 전부터 뇌가 조용히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치매 전에 반드시 거치는 골든타임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낯설었습니다. 여기서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이나 언어 능력 같은 인지 기능이 객관적으로 저하되어 있지만, 아직 일상생활을 혼자 영위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
여드름인 줄 알고 압출했다가 오히려 번진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피부에 올라온 게 여드름인지 모낭염인지 구별하지 못한 채 잘못 관리해서 피부가 확 뒤집어진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면 둘은 원인부터 다른 완전히 별개의 피부 질환입니다. 여드름과 모낭염, 뭐가 다른 걸까요?얼굴에 뾰루지가 올라왔을 때 "그냥 여드름이겠지"라고 넘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두 질환은 생기는 이유 자체가 다릅니다.여드름은 피지선(皮脂腺)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피지선이란 피부 안에서 피지를 분비하는 기관으로, 이 분비가 과해지면 모공이 막히고 염증이 생기면서 여드름이 됩니다. 쉽게 말해 피부 속 기름 덩어리가 막혀서 생기는 것입니다.반면 모낭염은 모낭(毛囊), 즉 털을 감싸는 주머니에..
여드름은 그냥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거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 뒤늦게 여드름이 생겼을 때, 피부과에서 들은 설명은 제가 알고 있던 것과 꽤 달랐습니다. 청소년 여드름과 성인 여드름은 원인부터 다르고, 당연히 관리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청소년 여드름과 성인 여드름, 뭐가 다른가일반적으로 여드름은 피지가 많아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이 설명이 딱 맞는 건 사실 청소년 여드름에 가깝습니다. 사춘기에는 안드로겐(androgen)이라는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여기서 안드로겐이란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를 늘리는 성호르몬으로, 남성호르몬 계열에 속하지만 여성에게도 존재합니다.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피지선이 갑자기 활발해지..
감기 기운이 오면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먹으면 하루 만에 낫는다는 말, 저도 꽤 오래 믿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번 시도해봤는데, 결과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비타민C의 흡수 원리와 복용법, 그리고 실제 임상 근거까지 직접 따져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비타민C 흡수 원리, 많이 먹으면 다 흡수될까저도 처음엔 비타민C는 수용성이니까 많이 먹어도 몸에서 알아서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배출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흡수 경로를 조금 더 파고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비타민C가 소장에서 흡수될 때 주로 사용하는 통로가 SVCT1(Sodium-dependent Vitamin C Transporter 1)입니다. 여기서 SVCT1이란 나트륨과 함께 비타민C를 세포 안으로 끌어당기는 전용 수송 단백질을 말..
2024년 기준 60대 이상 대상포진 환자가 3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0년 전보다 46%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부모님이 예방접종을 맞고 오시던 날, 저도 처음으로 이 질환을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알면 알수록 '왜 진작 몰랐지'라는 생각이 드는 질환이었습니다. 대상포진 증상과 골든타임, 왜 이렇게 무서운가대상포진은 처음에 감기 몸살처럼 시작합니다.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열이 나고, 피곤합니다. 그냥 쉬면 나을 것 같은 증상이라 대부분 며칠을 그냥 버팁니다. 제가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가장 놀랐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감기인 줄 알고 넘겼다가 발진이 올라온 뒤에야 병원을 찾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이 질환의 본질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있..
발바닥에 생긴 점을 그냥 넘기셨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고등학교 때 오른쪽 발바닥에 검은 점이 생겼는데, 친구들이랑 "초코파이 밟은 거 아니냐"고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그런데 점이 조금씩 커지는 것 같아 결국 병원을 찾았습니다. 단순 색소 침착이라는 결과를 받아 다행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이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발바닥 점 하나가 피부암의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발바닥 점이 위험한 이유: 흑색종의 팩트많은 분들이 피부암 하면 자외선에 그을린 얼굴이나 등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동양인,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에게는 손발에 흑색종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서양인이 얼굴이나 체간에 주로 생기는 것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흑색종(Melano..
만성 피로 때문에 미역과 다시마를 열심히 챙겨 먹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인에게 더 필요한 건 요오드 보충이 아니라 과다 섭취 주의였습니다. 더 황당한 건, 우리나라엔 해조류 식품에 요오드 농도 기준치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수입 금지 당하는 제품이 국내에선 아무 문제 없이 팔립니다. 해조류 기준치, 한국엔 왜 없을까요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피로감이 몇 달째 이어지자 저는 '요오드 결핍'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요오드를 보충할 수 있는 해조류를 자주 먹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는 "요오드가 부족하면 피곤하다"는 글이 넘쳐났고, 저는 의심 없이 그 조언을 따랐습니다.그런데 2~3주를 먹어도 피로는 그대로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자료를 더 찾아보니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국인은 세..
건강은 40대부터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그 생각이 지금 20대의 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대장암 발생 연령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고, 30대 고혈압과 20대 2형 당뇨는 이미 내과에서 흔한 진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부모님 두 분이 모두 고혈압이고 어머니 쪽에 당뇨 가족력이 있어서, 이 문제를 남 얘기처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장 내 환경이 무너질 때 몸에 벌어지는 일대장암이 20~30대에서 늘어나는 이유를 단순히 검진 증가 덕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은 다릅니다. 검진 확대보다 대사 환경 자체가 악화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은 장 내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 즉 대장 안에 살고 있는 수천 종의 미생물 생태계입니다..
매년 건강검진 결과표에 '저혈압'이 찍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인가 싶어 걱정이 앞섰는데, 정작 일상에서는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 이상한 간극이 계속 마음에 걸렸고, 결국 혈압 측정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검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혈압은 '높다, 낮다' 숫자 하나로 판단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병원에서만 혈압이 오르는 백의고혈압, 생각보다 흔합니다건강검진 당일,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이름이 불리는 순간 괜히 긴장되셨던 적 없으신가요? 제 경우는 반대로 저혈압이 찍혔지만, 주변에는 집에서 쟀을 때 멀쩡한데 병원에서만 수치가 튀어 올라서 혈압약을 처방받았다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이런 현상을 백의고혈압(White Coat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