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의 건강보험 급여 신청 소식이 들려왔을 때, 솔직히 제 첫 반응은 반가움 절반, 걱정 절반이었습니다. 해외 노선을 자주 다니는 스튜어디스 지인들을 통해 비만치료제를 둘러싼 현실을 가까이서 봐온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아진다는 뉴스가 마냥 좋게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분명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그 반대편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가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가격경쟁 — 위고비·마운자로·에페,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한국 노보 노디스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고비의 요양급여 결정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요양급여란 건강보험공단이 의료비 일부를 부담해 환자의 실 부담금을 줄여주는 제도로, 쉽게 말해 비싼 약을 보험 적용으로 훨씬 저렴하게 맞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
솔직히 저는 정부 부처끼리는 당연히 같은 기준으로 움직인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 제넨셀을 둘러싼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니, 식약처는 임상 계획을 승인하고 복지부는 다섯 차례 내내 지원금을 거부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거기다 법무장관 후보자의 청탁 의혹까지 얽히면서, 이건 단순한 기업 비리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식약처 승인과 복지부 거부, 같은 나라 맞나요제 주변에 국가 R&D 연구 과제를 준비해 본 지인들이 꽤 있습니다. 그분들한테 자주 들은 말이 있어요. "인허가(人許可) 통과랑 사업단 심사는 완전히 다른 시험이야." 처음엔 그냥 절차상 복잡한 거겠거니 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그게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구조적 모순이라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코..
피곤한 날이면 어김없이 입술 언저리가 따끔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입술이 텄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며칠 지나면 어느새 물집이 자리를 잡아버리더군요. 입술포진은 흔한 증상이지만, 기존 항바이러스제로도 낫지 않는 면역저하 환자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고통입니다. 최근 미국 FDA가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그런 분들에게 실질적인 돌파구가 생겼습니다. 약을 써도 낫지 않는 입술포진, 왜 생기는 걸까 솔직히 이건 저도 한동안 몰랐던 부분입니다. 입술포진이 잘 안 낫는다고 하면 주변에서 "립밤 자주 바르고 잠 좀 자면 되지 않냐"는 말을 들을 때가 많은데, 막상 면역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는 그게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입술포진의 원인은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HSV, Herp..
전 인구의 약 40~50%가 갖고 있다는 모공각화증(Keratosis Pilaris). 저도 수십 년째 '원래 체질이 이런가 보다' 하고 방치하다가, 잘못된 홈케어로 팔뚝 전체를 울긋불긋하게 망가뜨린 적이 있습니다. 닭살 피부가 고민이라면, 지금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닭살피부, 정말 그냥 체질인가요?팔 바깥쪽이나 허벅지 앞쪽을 손가락으로 쓸었을 때 사포처럼 까슬까슬한 느낌,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그냥 닭살 체질이려니 하고 수십 년을 그냥 안고 사시는데, 사실 이건 엄연한 피부 질환입니다.모공각화증(Keratosis Pilaris, KP)은 모공 주변에 각질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작은 구진, 즉 오돌토돌한 돌기가 만들어지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구진이..
고혈압·당뇨 환자의 병원비를 직접 깎아주던 정부 지원 방식이 바뀝니다. 병원 창구에서 즉시 할인을 받던 방식 대신, 건강관리 활동에 따라 포인트를 쌓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 제도'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스마트폰 문자 한 통도 자녀 도움 없이는 확인하지 못하시는 저희 할머니 얼굴부터 떠올랐습니다. 병원 창구 할인이 사라진다고요?국가가 만성질환자에게 의료비를 직접 지원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지금까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단 19곳에서만 운영되고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2007년 시작된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지역이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서울만 하더라도 성동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만 운영되다..
백신을 맞았는데 오히려 며칠을 앓아누웠다면, 그게 정말 '맞길 잘한 걸까' 싶어지지 않으셨나요? 저도 그 질문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임시접종에서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정식 전환되면서, 그 고민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정리됐습니다. 이번 접종, 예전이랑 뭐가 다른가요 — 동시접종까지 가능해진 이유어제 오전, 회사 휴게실에서 커피를 한 잔 들고 앉았는데 팀원들 사이에서 코로나 이야기가 또 나왔습니다. 요즘 기침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고, 알고 보니 재감염 사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번 접종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누군가 스마트폰으로 관련 뉴스를 검색해 보여줬습니다.핵심은 이겁니다. 2026년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전환됐습니..
어젯밤 뉴스를 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놓게 만든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자동차 배터리를 만드는 공장에서 납에 노출된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중금속 배출 주사를 조직적으로 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직접 제조 현장에서 일한 적 없는 저에게도 이 사건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일터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장 나쁜 형태의 배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킬레이션 주사, 왜 이게 문제인가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킬레이션'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찾아보고 나서야 상황의 심각성이 실감됐습니다.킬레이션(chelation)이란 체내에 축적된 납·수은 같은 중금속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치료법입니다. 쉽게 말해 몸 안에 쌓인 독성 금속을 강제로 ..
솔직히 저는 한동안 이 주사들을 그냥 '효과 좋은 다이어트 보조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 단기간에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만 해도 세상 참 좋아졌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살은 빠졌는데 어딘가 기운이 없어 보이고, 약을 끊은 뒤엔 이전보다 더 빠르게 체중이 돌아오는 경우를 너무 자주 목격하면서 이 약에 대해 제대로 한번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갑자기 전 세계가 이 주사에 열광하게 됐을까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등장하기 전까지 비만 치료의 역사는 솔직히 말해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1960~7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한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은 뇌가 굶주림을 느끼지 못하도록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방식이었..
체지방이 분해될 때 그 84%는 숨을 통해 이산화탄소로 빠져나갑니다. 영국 의학 저널(BMJ)에 실린 연구 결과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꽤 당황했습니다. 체중계 숫자만 들여다보며 일희일비하던 제가, 정작 몸이 보내는 가장 또렷한 신호들을 모조리 놓치고 있었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으니까요. 물렁살과 빈뇨·다한: 지방이 연소되고 있다는 증거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무렵, 저는 인생 최고 체중을 찍었습니다. 교복 대신 새 옷을 골라야 하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 한참을 서 있던 기억이 납니다. 가로등 아래를 뛰며 시작한 다이어트였는데, 어느 날 아랫배를 만져보니 단단하던 살이 눈에 띄게 물렁물렁해져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탄력을 잃어가는 건가 싶어 덜컥 겁을 먹었거든요.알고 보니 ..
대학교 2학년 겨울, 저는 이유도 모른 채 입술이 갈라지고 피가 나는 상황을 거의 매일 반복했습니다. 단순한 건조함이라 여겼다가 2년을 고생한 끝에 알게 된 것이 있는데, 구순염은 잘못된 대처 하나가 증상을 몇 배로 키운다는 사실입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증상이 왜 악화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정리해 봤습니다.증상 악화 원인 —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입술이 따갑고 화끈거리기 시작하면 반사적으로 침을 바르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순간은 촉촉한 느낌이 들지만, 침이 마르면서 입술 표면에 남아 있던 수분까지 함께 증발해 버립니다. 결국 침을 바를수록 입술은 더 바짝 말라갔고, 말을 할 때마다 입꼬리가 찢어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의학적으로 설명하면, 입술은 피부 장벽 기능이 다른 부위보다 현저히 ..